일본에서 소설 종이달이 출간되었을 때 작가는 이 이야기가 일본에서 실제로 있었던 여러 횡령사건들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고 말했습니다. 그중 오늘은 <종이달>의 모티브가 된 두 번째 사건인 아시카가 은행 2억 엔 횡령사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드라마 종이달의 모티브가 된 또 하나의 사건에는 <아시카가 은행 2억엔 횡령사건>이 있습니다. 이 사건은 일전에 다루었던 시가은행사건과는 조금 다른 듯 비슷한 측면들도 많아 비교하는 재미가 있을 것 같아 추가로 준비해 보았습니다. <아시카가 은행 2억 엔 횡령사건>의 경우 연도별로 사건의 개요를 정확하게 정리한 자료는 찾을 수가 없어서 사건이 흘러가는 줄거리를 중심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아시카가 은행 2억 엔 횡령사건의 시작 사건개요
1971년 4월 오타케 아키코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직구 아시카가 은행의 도치기 지점에 취업을 하여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그녀가 맡은 주요 업무는 대부업무로 해당업무를 성실하게 해내는 모범적인 직원이었다고 합니다. 은행에서 일을 하던 오타케 아키코는 1973년 8월 여행 중인 전철에서 우연히 이 사건의 또 다른 범인인 아베 세이유키를 만나게 됩니다. 당시 아베 세이유키는 꽤 센스가 있고 말을 재미있게 하는 남성이었으며 오타케 아키코는 생각보다 쉽게 그에게 호감을 가지게 됩니다. 이 당시 아베 세이유키는 오타케 아키코에게 사진의 본명은 밝히지 않은 상태로 '이시무라'라는 가명을 사용했고 그와 이야기하는 동안 숙소와 전화번호 등의 정보를 교환합니다.
로맨스 스캠을 시전 한 남자
여행지인 센다이에 도착한 후 '이시무라'는 오타케 아키코에게 연락을 했는데 이 만남을 운명적이라고 생각한 오타케 아키코는 빠르게 '이시무라'와 연인관계를 형성하게 됩니다. 문제는 이시무라가 처음부터 오타케 아키코에게 본명조차도 밝히지 않은 나쁜 남자류의 사람이었다는 것인데, 이 사실을 알리 없는 오타케 아키코는 이시무라를 전적으로 믿게 됩니다.
이시무라는 자신의 신분에 대해 '국제비밀경찰'이라고 알려줍니다. 사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이런 류의 이야기를 믿고 대상에게 빠져든다는 것이 참 어리석어 보이기는 합니다만, 오타케 아키코에는 또 그게 통했나 봅니다. 여행동안 서로(?) 호감을 느낀 후 오타케 아키코는 이시무라를 지속적으로 만나고 싶어 했고, 이시무라는 신분의 문제 때문에 자주 만날 수 없다는 식으로 오타케 아키코를 애태우는 작전을 씁니다. 그러다 어느 날 그녀를 위해 비밀경찰을 그만두겠다고 하고 이를 빌미로 돈을 요구하게 됩니다.
일본 내 기사에 따르면, '결혼하면 비밀경찰을 그만두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 그만두면 생명의 위협이 생길 수 있고, 이 상태에서 안전해지려면, 돈이 필요하다' 뭐 이런 유의 말을 했다고 합니다. 전형적인 로맨스 스캠인데, 이게 그 시대에서 있었나 봅니다.
횡령의 시작
연인의 안전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이 시기 오타케 아키코는 이때 처음으로 이시무라에게 150만 엔의 돈을 건네주게 됩니다. 해당연도가 1973년인데 150만 엔이라니, 첫술부터 큰 액수가 오가는 상황. 오타케 아키코가 돈을 융통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이시무라는 이때부터는 본격적으로 결혼을 미끼로 그녀에게 돈을 요구하게 됩니다. 이 즈음 오타케 아키코의 주변 여성은행원들이 결혼으로 인한 퇴사를 많이 하고 있었기 때문에 오타케 아키코 역시 결혼을 하고 싶은 욕심이 앞서 있었을 거라는 추론도 있습니다. 이시무라는 '결혼을 하려면 돈이 필요하다, 조직을 떠나려면 돈이 있어야 한다, ' 등 다양한 수법으로 오타케 아키코에게 돈을 요구하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무리한 요구에 응할 수 없어 전전긍긍했지만 이시무라가 오타케 아키코가 대출담당이라는 점을 부추기자 은행돈을 횡령하는 단계로 넘어간 오타케 아키코. 1974년 1월부터 은행의 돈을 횡령하기 시작합니다. 당시 그녀가 주로 사용한 것은 가짜 예금증서를 담보로 한 횡령으로 허위로 정기예금 계좌를 만든 뒤 이 계좌를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방식으로 돈을 빼돌렸다고 합니다.
연이은 횡령과 체포 그리고 선고
지속적으로 돈을 횡령해 오던 오타케 아키코는 그러던 1975년 7월 횡령사실이 발각되면서 체포되었으며 당시까지 그녀가 이시무라와 만난 것은 2년여 동안 총 62회, 그중 54회는 돈을 넘겨주기 위해 만났으며 그에게 전달한 돈은 총 2억 1천1백만 90만 엔이었습니다. 체포 당시에도 오타케 아키코는 이시무라가 자신을 구하러 와줄 것이라고 믿었다고 하며, 이시무라, 아니 본명 아베 세이유키는 이미 동거 중인 여성이 있었다고 합니다.
재판 후 아베 세이유키는 징역 9년, 오타케 아키코는 3년 6개월, 당시 세이유키와 동거 중이던 타카코에게는 세이유키의 도주를 도운 혐의로 징역 10개월이 내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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