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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소년들' 실화 사건 - 삼례나라수퍼 사건 그리고 소년들

by 호시리오 2023.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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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에 개봉하는 설경구 배우 주연의 영하 '소년들'은 1999년 전북 완주군에서 발생한 실제 발생했던 삼례 나라수퍼 강도치사 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단순히 살인과 범인, 그리고 이를 밝혀내는 인물이 풀어가는 범죄수사물이 아닙니다. 그럼 이 이야기는 어떤 이야기일까요?

섬네일

삼례 나라수퍼 사건은 어떤 사건일까?

1) 할머니의 죽음

소년들의 소재가 되는 삼례 나라수퍼 사건은 1999년 2월 6일 전북 완주군 삼례읍에 위치한 나라수퍼에서 일어났던 강도 살해사건입니다. 이날 삼례 나라수퍼에서는 일가족 3인이 있었고 부부와 장모가 각각의 방에서 자고 있었다고 합니다.

 

당시 아내였던 최씨의 증언에 따르면 강도들은 부부가 있던 방으로 먼저 들어와 부부를 위협했으나 이들에게는 크게 위해를 가하지 않고 다른 방에서 자고 있던 유애순 할머니만이 질식사로 사망에 이르릅니다.

 

아내인 최씨는 자신들을 위협했던 범인들 중 한명의 목소리를 들었는데 이 때 그녀가 들었던 범인의 말투는 경상도 말투를 가지고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이 당시 전라도 지역에서는 명확하게 구분되는 사투리였기 때문에 이후 그녀가 사건에 대해 증언을 하는데 가장 특징적인 부분이 범인들의 말투이기도 했습니다.

 

2) 범인이 잡히다, 그러나..

범행이 일어난 이후 경찰의 수사가 이어졌고 범행이 일어난지 9일이 흐른 후, 3명의 소년들이 범인으로 체포됩니다. 당시 이들의 나이는 18세, 19세, 20세로 아직 어린 나이였으나, 이미 소년원을 드나드는 등의 인적사항을 가진 이 들이었습니다. 이들이 체포 후 수사과정에서 범행사실을 자백하게 되면서 삼례 나라수퍼 살인사건은 일단 일단락 됩니다. 

 

하지만, 이 사건의 시작은 이제부터입니다.

이후 10개월 정도의 시간이 흐른 뒤, 사망한 유애순 할머니의 딸이었던 아내 최씨에게 연락이 닿게 되는데 당시 전주 교도소의 교화위원의 부탁으로 사건의 범인을 만나게 되는데 이 때부터 이 사건에서 기존에 알려진 내용들이 모두 뒤집히게 됩니다.

 

① 경상도 말투를 쓰는 범인, 그러나 전라도 말투를 쓰고 있는 소년들

먼저 최씨는 면회를 한 범인의 목소리와 말투가 당시 그녀가 들었던 것과 완전히 다르다는데 의심을 가지게 됩니다. 당시 그녀가 들었던 말투는 분명 경상도 말투였는데 범인으로 감옥에 들어가 있던 이들은 모두 전라도 말투를 사용하고 있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였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경찰수사는 당시 어떻게 이루어졌을까요?

사건 직후 최씨의 증언들을 기초로 초반 경찰의 수사는 해당 지역에서 경상도 주소지를 가지고 있는 젊은 연령대의 남성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삼례 나라수퍼 가정집의 대문과, 현장검증 당시 그들이 넘어갔다고 말한 담

 

② 왜 담을 넘었나?

이렇게 범인에 대한 의심이 시작되면서 이후 이들을 조사한 내용에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상당수 포함되어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두번째로 의구심이 들었던 부분은 이들이 범행을 위해 집의 담을 넘어 들어왔다는 내용. 하지만 당시 삼례 나라 수퍼의 살림집이 있는 방향의 문은 이미 고장나있던 상태로 늘 열려있던 상태였다고 합니다. 그들이 넘었다고 밝힌 담과 대문은 바로 옆에 붙어있는 형태로 문이 열려있었다면 굳이 담을 넘을 필요가 없었을텐데 굳이 현장검증에서 이 과정을 연출한 것에 의구심을 가지게 됩니다.

 

당시 샷시 문에 사용되었던 빗장의 형태

 

③ 들어맞지 않는 범행도구

범행에 사용했다고 밝혀진 범행도구 역시 이ㄴ상하다는 점을 알게 됩니다. 수사기록에는 범인들이 십자드라이버를 이용해 문 안쪽의 걸쇠를 밀어 올려 샷시 형태로 된 문을 열고 들어간 것으로 되어있지만 실제 이 와 같은 형태의 범죄를 재현했을때 비교적 끝이 모여있는 형태의 십자 드라이버로는 이와 같은 범행을 실현시키기 어렵다는 것이 밝혀집니다.

 

④ 자술서를 쓴 사람은 18세의 소년

그리고 최종적으로 이 모든 자백은 체포된 3인조 중 가장 나이가 어렸던 18세의 소년이 작성한 자술서를 근거로 한 것이었다는 점입니다. 범행의 과정이 비교적 자세하게 서술되어있는 이 자술서를 작성한 소년은 당시 한글을 잘 알지 못하는 상태로 그가 한글을 최초로 배워 쓸 수 있게 된 것은 이 사건으로 인해 수감이 된 교도소에서 학습을 진행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후 이 자술서를 작성한 당시 18세의 소년은 지적장애 3급에 해당하는 지적수준을 가진 것으로 밝혀졌으며 특히 어휘력이나 글을 이해하는 분야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사건당시에는 그가 그토록 상세한 내용의 자술서를 스스로 작성할 수 없는 상황이었던 것입니다. 이후에 해당 자술서를 쓴 소년은 이 자술서가 본인이 직접 쓰기는 하였으나 그 내용은 자신이 아닌 당시 수사를 담당하던 경찰이 내어준 내용을 보고 그대로 옮겨 적은 것이라고 진술하게 됩니다. 

 

⑤ 보호받지 못한 어린 소년들

삼례 나라수퍼의 범인으로 지목되어 체포 후 수감된 소년들에게는 한가지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이들 소년의 부모들이 모두 장애를 가진 상태였으며 온전한 부모로서 아이들을 지켜주기에는 부족한 상황이었다는 점입니다. 억울한 일을 당했을지라도 자신을 대신하여 힘을 내고 나서줄 보호자가 없는 아이들은 그대로 경찰수사에서 자신들의 범행을 자백하며 삼례 나라수퍼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수감생활을 하게 됩니다.

 

당시의 자백은 강압적인 경찰의 수사과정에 공포를 느낀 소년들의 자백으로 이후 해당 사건의 수사에 가장 핵심적인 쟁점사안 중 하나가 됩니다.

 

3) 그들은 범인이 아닐수도 있다?

① 오답까지 그대로 베껴서 작성한 답안지

실제 감옥에 수감되어있는 범인들을 면회한 직구 피해자 중 1인명인 아내 최씨는 해당 사건의 과정에서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점들이 계속 떠오르게 됩니다. 특히 그녀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이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이 소년들이 적었다는 자술서였습니다.

 

이 소년들의 자술서 내용이 본인이 말한 내용과 지나치게 들어맞았음은 물론 자신의 착각으로 인해 발생한 오류까지도 동일하게 쓰여져 있다는 점에 다소 당황했다고 합니다. 당시 이 자술서에 소년들이 훔친 돈의 액수는 45만원으로 적혀 있었는데 이 액수가 피해자들의 착각으로 잘못 적힌 내용 그대로였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강도사건으로 범인들이 훔친 돈은 15만원. 다시 말해 잘못적힌 숫자까지도 자술서에 동일하게 표시되어있었던 것입니다.

 

그 외 범인들이 훔쳐갔다고 알려진 폐물 역시 결국은 찾지 못했습니다. 당시 범인들은 이 폐물에 대해 강에 버렸다고 말하였는데 이 역시 돈을 목적으로 강도 살인을 저지른 이들이 한 행동으로 보기에는 이상했습니다.

 

② 다른 범죄자들의 자백

여기에 한가지 더 피해자들의 마음을 불안하게 한 일이 있었는데 사건 발생 후 한참이 지난 다음, 부산검찰청에서 삼례 나라수퍼 사건을 자백한 또 다른 범죄자들이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된 것입니다. 당시 이들은 삼례 나라수퍼 강도 사건에서 사라진 폐물을 가지고 있었으며 당시 부산검찰청의 검사는 이 폐물들에 대해 정확하게 묘사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사전 발생 1년 후 부산 검찰청을 직접 찾아 그들의 조사장면을 녹화한 화면을 보게 됩니다.

이 영상을 통해 아내 최씨는 자신이 사건 당시 들었던 그 목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 때가 바로 1999년 11월, 삼례 나라수퍼 사건이 일어난 9개월 후의 일이었으며 소년들은 이미 이 사건의 범인으로 판결을 받고 감옥에서 수감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1999년 11월 부산에서 잡힌 범인들은 일명 부산 3인조로 불리웠으며, 이들 중 1인이 전라도로 이사를 가게 도면서 그의 친구들이 전라도에 방문하여 삼례 나라수퍼 사건을 일으겼던 것입니다.

 

③ 누가 진범인가?

삼례 3인조와 부산 3인조의 삼례 나라수퍼 사건에 대한 진술은 이전 조사에서 몇가지 들어맞지 않았던 부분들을 제외하고 상당부분의 과정이 거의 동일했습니다. 사실상 거의 동일한 사건에 대한 진술이었지만 이 중 차이를 보인 것이 바로 앞서 언급했던 뭔가 사리에 맞지 않는 것 같은 자술서의 내용들이었습니다.

  삼례 3인조 부산 3인조
대문 통과 과정 담을 넘었다. 문이 열려 있어 문으로 들어갔다.
샷시 문을 여는 과정 십자 드라이버로 걸쇠를 밀어내 열었다. 신호와 빠루(한쪽이 얇은 지렛대의 일종)
현장에 흘려진 물 내용없음 청테이프로 입을 막은 할머니가 위급해보여 물을 마시게 했다.
훔친 폐물 처리 강에 버림(회수 실패) 금은방에 처분(사실 확인)

그런데 조금은 이상했던 이 부분들이 부산 3인조의 진술 내용에서 완벽하게 설명되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삼례 3인조의 진술에서는 빠져 있던 내용들까지 완벽하게 맞아 떨어지는 것을 확인하여 사실상 해당 사건의 범인이 삼례 3인조가 아닌 부산 3인조라는 것이 거의 확실시 되게 됩니다.

 

4) 재심신청

① 재심기각

부산 3인조의 자백으로 삼례 3인조는 실질적으로 이 사건의 범인이 아닌 것으로 보여지게 됩니다. 그리고 삼례 3인조 중 1명이 2000년 6월 처음으로 재심을 청구하였습니다. 당시 여러 정황들을 살펴 이 사건의 범인이 삼례 3인조가 아닌 부산 3인조라는 것을 확신하게 된 유족이자 피해 당사자인 남편과 아내까지도 이 재심에서 삼례 3인조를 돕기도 했스빈다. 하지만 재판정은 이 사건에 대한 재심신청을 2002년 2월 기각합니다.

 

② 이상한 사건 보고서

진범의 출연으로 무난하게 재심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여졌던 이 사건의 재심이 시작단계에 들어가기도 전에 기각된 것은 해당 사건에 대한 사건보고서 때문이었습니다. 가장 주요했던 것은 당시 샷시 문을 열고 들어가는데 사용된 도구에 대한 부분이었는데 이 보고서에서는 신호와 빠루로는 해당 문을 열 수 없었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습니다. 재판부는 바로 이 부분을 근거로 재심신청을 기각하게 됩니다.

 

문제는 이 보고서를 작성한 곳이 부산 3인조를 검거한 부산지점이 아닌 삼례 3인조를 검거한 전주지검이었던 것. 게다가 부산 3인조에게 무혐의 처리를 내린 검사는 삼례 3인조를 수사하고 기소한 검사와 동일인물이었습니다. 또한 부산 3인조 역시 이 사건이 부산지검에서 전주지검으로 옮겨온 직후 자신들의 진술을 모두 번복하면서 재심신청 기각으로 이어지게 된것이었습니다.

 

③ 재심 그리고 영화 소년들

이 후 이들의 이야기가 알려지고, 현재는 재심 전문 변호사로 잘 알려져 있는 박준영 변호사가 이 사건에 참여하게 되면서 이들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한 재심사건은 17년의 긴 싸움을 시작하게 됩니다. 영화 소년들은 바로 이 과정을 담은 이야기입니다.

 

박준영 변호사는 2015년 다시 이 사건에 대한 재심을 청구하였고, 당시 피해자의 사위였던 박씨가 촬영했던 현장검증 영상을 통해 당시의 현장검증이 가졌던 문제점과 사건 증언과 현장의 불일치등 증거들으 수집. 2016년 10월 28일에 이르서서야 비로소 삼례 3인조는 무죄 선고를 받고 이에 검사가 항고를 포기하면서 17년만에 최종 무죄 확정을 받았습니다.

 

2017년 6월 9일 전주지법에서는 이들에게 총 11억여원의 형사보상 금액을 결정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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