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 김장하 11월 극장개봉 - 진주 남성당 한약방

시대에 따라 사람들이 닮고 싶어하는 위인이나 인간상에는 늘 변화가 있어 왔습니다. 하지만 누군가가 닮고 싶어하는 누군가의 모습에는 모두 공통점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타인의 존경과 경외입니다. 

시대에 따라 직업과 업적의 종류는 바뀌더라도 한결같이 모두가 바라는 것, 누군가의 존경어린 눈빛은 그 자체로 그 대상이 위대한 대상이라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이 시대에 우리가 닮고 싶은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그리고 우리가 그 뒤를 따라 걷더라도 절대 방향을 잃지 않고 바른 길로 따를 수 있는 사람의 뒷 모습은 어떤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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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지방방송국의 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는 원래 영화 개봉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작품도, 그렇다고 해서 대형 프로덕션의 지원을 받은 영상미가 뛰어난 다큐멘터리도 아닙니다. 경남MBC의 2부작 다큐멘터리로 2022년 12월 31일과 2023년 1월 1일에 방송된 작품으로 2023년 4월 진행된 백상예술대상에서 2022년 화제의 다큐멘터리 작품으로 꼽히는 나는 신이다를 뒤로 하고 TV교양부분의 작품상 수상작으로 선정되면서 관심을 받았으며 이후 이 이야기가 담고 있는 깊은 교훈들이 여러 사람들에게 회자되면서 OTT서비스들에서도 연이어 공개를 하게 된 작품이기도 합니다.

 

경남 진주에서 남성당한약방이라는 이름으로 2022년 5월까지 한약방을 운영했던 남성이라는 호를 가진 김정하라는 노 신사는 어떤 이야기를 가진 인물이었을까요?

 

그는 왜 어른일까?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김정하 선생은 경남 사천에서 태어나 그리 넉넉하지 못했던 가정의 경제로 인해 중학교까지만 겨우 수학한 후 이후에는 삼천포의 한 한약방에서 일하며 공부여 한약업사 자격증을 취득, 이후에는 경남 진주로 옮겨 남성당한약방이라는 이름으로 한약업에 50년을 종사해온 인물입니다. 

 

한약방을 운영하며 꽤 많은 재산을 모았다는 김장하 선생은 이 재산들을 자신의 부유함을 누리는 것 보다는 사회에 돌려주는 방법을 선택해 일생을 살아왔는데 그 중 가장 많은 나눔을 했던 분야가 바로 교육분야로 1983년 학교법인 남성학숙을 설립, 이후에는 명신고등학교를 설립하고 10년간 이사장직을 하며 학교시설에 지속적인 투자를 하여 모든 시설들을 갖춘 후 91년 국가에 기부채납을 한 일로 일대에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그 외 가정의 경제적인 부족함으로 인해 학업을 이어가기 어려웠던 학생들에게 지속적으로 장학금을 지급하고 지원한 것은 물론 지역의 다양한 분야에 도움을 전달했는데 이런 도움을 전달하면서도 언론과의 인터뷰나 취재를 대부분 피하면서 언론에 노출되지 않은 선행을 이어온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이후에도 2000년에는 남성문화재단을 설립하여 다양한 후원들을 이어갔는데 2021년 재단을 해산하던 당시 남아있던 기금을 모두 경상국립대학교에 기탁한 일도 지역사회에서는 꽤 잘 알려진 일화이기도 합니다.

 

사실 대부분의 언론 취재나 인터뷰등을 거의 하지 않았고 자신의 이런 기부에 대해서도 별다른 보도자료들조차 내지 않으면서 진행했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언론을 통해 그의 선행이나 기여활동들이 알려진 바는 거의 없지만 해당 지역에서 김정하 선생의 이러한 행보는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었고 때문에 그를 취재하기 위해 다년간 노력했던 이들도 꽤 많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 김정하 선생의 마음을 겨우 돌려 제작될 수 있었던 것이 바로 경남 MBC의 어른 김정하입니다.

이 작품은 2022년 TV와 함께 유투브로 공개되었으며, 현재 OTT서비스로도 감상이 가능합니다..

 

누구를 본받아야 하는가가 아니라, 어떤 사람을 본받아야 하는가

이 작품이 진정 사람들의 마음에 오랫동안 진하게 남는 작품이 되어 TV가 아닌 스크린으로까지 옮겨진 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이 작품의 제목에 담겨져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저 누군가를 부러워 하는 동경의 눈빛이 아닌, 존경해마지 않는 경외의 눈빛을 담아 누군가를 우러르고 그의 삶의 궤적을 조용히 뒤따라가는 것을 목적으로 삼을 수 있는 진정한 어른의 모습. 아마도 이 작품을 만든 사람들은 그런 어른의 모습을 김장하 선생의 모습에서 보았을 것이고 그것을 전달해주고 싶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는 작고 좁아진 어깨와 종종걸음으로 조용히 산을 따라 거리를 따라 걷는 노신사의 뒷 모습이지만, 그 뒷자락에 이어진 그의 삶이, 그 어떤 거대한 힘을 가진 인물이나 고위층 인사의 앞모습보다 위대하다는 것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될 일.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누군가가 아니라, 그런 사람의 뒷 모습이라는 것을 이 작품을 통해 조금은 느낄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

 

스크린으로 개봉되는 어른 김장하는 현재 다양한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볼 수 있는 작품들과는 다른 편집과 구성을 가진다고 합니다. 겨울이 다가오고 있는 지금 마음을 포근하게 하는데 꼭 필요한 작품이 되어줄 어른 김장하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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