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는 조금 그 열풍이 잦아든 상태이지만 우리나라에서도 한동안 이 의료계에서 줄기세포에 대한 열풍이 거대하게 불어닥친 때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엄청난 폭풍이 되어 다시 사그라든 상태, 하지만 여전히 이 줄기세포에 대한 잠재력은 유효한 상태이며 이를 이용한 사건과 사고들은 전 세계적으로 여전히 일어납니다. 넷플릭스에서 공개한 배드닥터:메스를 든 사기꾼 역시 바로 이런 이야기 중 하나입니다.
이탈리아의 슈퍼스터 외과의사 파울로 마키 아리니
난치병에 대한 치료, 혹은 불치병에 대한 희망으로도 불렸던 재생의학 분야에서 언제부터인가 라이징 스타로 이름을 드높이던 인물이었던 파올로 마키아리니의 업적은 2008년 줄기세포를 이용한 인공기도 개발로 시작됩니다. 그가 개발한 인공기도 이전에도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인공기도는 분명 존재했지만 기존의 인공기도의 경우 인체 이식 시 면역거부 반응이 심했던 부작용이 있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개선이 언제나 숙제로 남아있었습니다.
환자 자신의 줄기세포로 만든 인공기도? 인공기관지?라고?
하지만 그가 만들었던 인공기관은 환자의 줄기세포를 이용하여 인공기도를 만드는 방식을 취했기 때문에 사실상 환자의 실제 기관지와 같은 세포로 만들어지는 효과를 내었고 바로 이 부분 덕분에 이식 시 면역거부 현상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습니다.
실제 이론상으로는 기존 환자의 신제와 동일한 세포로 만들어진 사실상 환자 자신의 기관지에 해당하기 때문에 면역거부 반응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결론이 가능했으며 이는 인공기도를 이식받아야 하는 환자들에게는 수술 이후 일어나는 면역거부 증상들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는 혁신에 가까운 기술이었기 때문에 당시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가 최초에 개발한 인공기도는 원래 사체공여를 통해 받은 기도를 이용했는데 이 기도에 환자의 세포를 부착한 다음 증식시키는 방식으로 기관을 인공적으로 형성해 내게 됩니다.
인공기도의 개발 이후 실제 30세의 환자에게 인공기관지를 이식하며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게 된 파울로 마키 아리니.
2011년부터는 사체에서 기증받은 기도가 아닌 인공구조물을 이용하여 기관지 기관들을 인공적으로 형성하는 과정에 달하게 되고 이를 이용한 이식수술들을 시행하게 되고 이에 대한 성공사례들을 이후 추적관찰하는 내용까지 다루면서 재생의학의 선구자에 이르는 화제의 인물이 되기도 합니다. 이대로 라면 다른 신체기관의 이식이나 인공기관의 형성분야도 빛을 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받았던 상황, 전 세계가 그의 다음 행보를 집중했고 우리나라에서도 당시 줄기세포에 대한 관심들이 여전했을 시점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언론의 보도들이 있었습니다.
환자, 사망하다.
문제는 이 이후입니다.
2014년 그의 업적에 사람들이 집중하고 있던 사이, 그가 직접 집도했던 이식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예후가 예상과는 달리 그리 좋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됩니다. 2011년부터 그가 시술했던 환자 8인 중 6명이 6개월 내에 사망했다는 것이 밝혀지게 되고 남은 2명 역시 상황이 그리 좋지 못한 상태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그가 학술지에 밝힌 5개월 뒤 환자의 상태가 호전되었다는 내용에 대해 의구심을 품은 이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2015년부터는 내부 고발자들의 고발들이 이어지면서 조사에 들어가게 됩니다.
이 조사에서 그의 논문이 상당 부분 조작되었음이 밝혀지게 됨은 물론 그가 환자들의 예후에 대한 관심을 전혀 보이지 않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도 소홀히 했다는 것이 알려지게 되면서 대형스캔들로 커지게 됩니다.
이후 이 조사는 그가 의료과정을 함께 하는 동료들을 적절한 검증 없이 고용했음 물론, 환자들 중 3인은 실제 이식까지 진행받을 만큼 심각한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이식을 진행했고 이후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점등 다수의 문제점들일 밝혀지게 되면서 재판까지 이르게 됩니다.
그는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법적인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되었고 1심에서 징역형을 모면하긴 하지만 이후 이어진 2심에서는 징역 2년 6개월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생명연장은 꿈인가.
줄기세포와 관련한 이슈들이 떠오를때마다 우리나라에서는 자동적으로 소환되는 인물이 한 명 있습니다. 바로 복제의 왕으로 한때 칭송받던 황우석박사입니다. 당시 황우석 박사는 줄기세포 복제에 성공했음을 알리며 한국을 전 세계의 의료과학 핵심처로 끌어올렸지만 이후 논문에서 조작된 부분들이 발견되면서 추락하는 결과를 맞이했습니다.
줄기세포는 이처럼 의료분야에서는 여전히 각광받는 분야이며 동시에 뜨거운 감자입니다. 난치병이나 불치병의 환자들에게는 생명이 이어질 수 있는 또 하나의 기적으로 여겨지기도 하고 실제 그럴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분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 분야의 연구 성과가 아닌 이것을 이용한 이들의 범죄입니다. 때로는 누군가의 생명을 연장하는 것이 아닌 생명을 위협하는 의료분야인 만큼 때로는 성과 부풀리기 자체가 누군가의 생명을 농락하는 일이라는 것을 언제나 기억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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