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현대사는 전 세계 어디에 내어놓아도 빠지지 않는 여러 역사적 사건과 음모들이 다수 존재합니다. 2023년을 살아가고 있는 현재의 우리 입장에서는 뭐 저런건 너무 작위적이지 않은가? 혹은 너~무 음모론이다! 라고 말할지도 모르는 많은 사건들이 있고 그 중 하나가 바로 영화 공작이 그리고 있는 제 15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터졌던 흑금성과 총풍사건입니다.
위장간첩, 그리고 비밀첩보원
위장간첩, 첩보원, 비밀요원 그리고 스파이등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 영화에서 늘 질리지도 않고 애용되고 있는 아주 오래된 영화의 소재입니다. 우리나라 역시 이런 소재로 영화들을 만들기도 하고 그 영화들 중 일부는 실제 흥행에 어느 정도 성공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영화를 즐기는 관객들은 모두 알고 이런 생각들을 하며 영화를 즐기곤 합니다. 그저 영화일뿐...
공식적으로는 종전이 아니니 휴전상태, 전쟁이 끝난 것이 아니라 단지 전쟁이 중단된 상태일 뿐인 우리나라이지만 실질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지는 전쟁에 대한 이미지는 우리가 아닌 제3세계에서나 벌어지는 타국의 비극에 가깝습니다. 그만큼 전쟁이나 이와 관련한 소재들은 현재의 대한민국에서는 체감이 되지 않는 남의 일에 가까운 이미지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혹시 알고 계신가요? 전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도 간첩 혹은 스파이를 소재로한 이야기가 가장 현실성이 있는 곳 또한 이곳 대한민국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또한 역사적으로 실제 이러한 간첩사건, 혹은 스파이들의 침투 역시 실제로 벌어진 곳이 우리가 살고 있는 바로 이 곳 대한민국입니다.
1990년대 실제로 존재했던 남북의 스파이전, 그리고 흑금성
말 그대로 전쟁이 종료된 것이 아닌 잠시 쉬고 있는 상태의 남과 북, 2020년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는 이미 휴전상태가 너무 오래되어 전쟁이라는 비극이 마치 일어나지 않았던 사건인것마냥 혹은 앞으로도 일어나지 않을 일인것처럼 살아가고 있지만 이보다 앞선 시대인 19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남북의 긴장상태는 이보다는 훨씬 강렬했습니다.
대통령 선거가 있을 때마다 보수와 진보는 첨예하게 대립했고 이 대립의 한 자리는 반드시 대북정책이 차지하기도 했을만큼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던 그 시절 우리나라에도 북에서 내려운 고정간첩이 있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었고, 우리나라에 들어온 간첩이 있다면 우리가 올려보낸 간첩도 있을것이라는 어찌보면 당연한 믿음도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은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즈음 그 실체가 실제로 드러나 세상에 알려진 것이 바로 이 코드명 흑금성 사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코드명 흑금성, 실존인물 박채서
흑금성은 국가안전기획부 해외공작실의 공작원이었던 본명 박채서의 코드명으로 그는 꽤 오랜 시간 대북 관련 첩보업무를 수행하던 요원 중 한명이었습니다. 실제 박채서는 엔터테인먼트 관련 사업을 빙자하여 북한과 접촉하고 회유하는 등의 여러 활동들을 진행했는데 주로 광고업을 통해 북한에게 경제적인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음을 빌미로 북한의 지도부와 밀접 접촉을 하였고 이 지도부 중에는 북한의 김정일과 장성택 등 그야말로 최고위층이 포함되어있었습니다.
실제 이들과의 만남을 녹취한 자료를 확보하여 국가 정보원에 넘기는 등의 활동을 하기도 합니다. 그가 대북관련 첩보활동을 한 것은 1993년 3월 이후부터 1997년까지 대략 4년 정도에 이르르며 이 기간동안 외형적으로는 북한의 광고 촬영 독점권등 주로 영상관련 독점권에 대한 것들이었지만 실상은 이를 빌미로 접촉하게 된 북한 내부의 사정을 알아내는 첩보활동을 수행하였습니다.
1997년까지 그의 첩보업무는 상당부분의 성과를 거두었으나 이후 벌어지게 되는 일명 총풍 사건으로 인해 그의 정체 사실은 안기부 소속의 공작원이었다는 것이 대대적으로 알려지게 되면서 더 이상 대북관련 첩보활동을 할 수 없게 되었고, 실질적으로 얼굴과 신분이 공개된 공작원이라는 핸디캡으로 인해 다른 업무수행에서도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면서 1998년 안기부에서 해고됩니다.
안기부 해고 후
안기부에서 나온 뒤에도 박채서는 그 동안 활동했던 대북활동의 경험을 통해 비공식적인 대북활동인재로 활동하였지만 2010년에는 이중간첩 행각이 일부 드러나게 되면서 징역 6년을 선고 받았습니다. 다만 이후 박채서는 일부 방송 출연들을 통해 자신의 이중간첩 협의의 주요 내용으로 알려진 일명 작계 5027을 넘긴 이중간첩 활동에 대해서 전면 부인하였고 이후 재심을 준비중이라고 하였지만 현재까지 재심이 이루어지지는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당시 박채서의 증언과 당시 드러났던 여러 정황들을 종합하여 그가 정말 이중간첩으로 활동한 것이 맞는지 아니면 정부의 필요에 의해 누명을 쓴 것인지에 대한 의심을 할만한 지점들이 있다는 점들이 여러 언론을 통해 재조명 되기도 하였습니다.
영화 공작
영화 공작은 바로 이 흑금성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이야기로 이 영화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박석영이 바로 실존인물 박채서를 모델로 하는 인물입니다. 이 영화에서 박석영을 연기한 배우는 황정민배우였습니다.
실제 역사 속에서 박채서는 광고관련한 업무를 통해 북한측과 접촉한 인물이었는데 당시 박채서가 북한에서 계획했던 광고 중에는 삼성의 애니콜 광고가 포함되어있었습니다. 물론 당시 계획했던 광고는 주로 북한의 백두산등을 촬영하는 테마였지만 사건이후 시간이 흐른 뒤 실제 삼성 애니콜 광고는 남한의 가수 이효리와 북한의 조명애가 등장하는 내용으로 촬영을 하기도 했는데 영화 공작에서 바로 이 광고의 장면들이 일부 재현되어 화제가 되었습니다.
영화는 개봉당시 꽤 인기를 얻었고, 작품성으로도 인정을 받아 그해 청룡영화상, 백상예술대상등의 수상식에서 다수의 상들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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