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가는 길 실화, 그리고 실존인물 - 장미정 이야기

2013년에 개봉했던 영화 집으로 가는 길을 완벽한 실화 고증의 영화는 아니지만 일정정도 실제로 일어난 사건을 모티브로 하여 영화적 상상력과 각색을 더해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이 영화의 실제 사건으로 알려진 장미정씨의 이야기에 대해 조금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영화가 아닌 실제의 이야기

장미정씨는 2004년 남편의 지인으로부터 부탁을 하나 받게 되는데 가공되지 않은 상태의 금을 남미 가이아나에서 프랑스로 운반시켜주면 한화 400만원 상당의 사례를 해주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당시 이런 부탁을 하는 이유로는 세금문제를 거론했는데 너무 많은 세금을 징수 당하게 되는 것을 막기 위한 방편으로 여러명의 인편으로 분산시켜 입국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만약 적발되면 벌금을 내면 되는 일 정도로만 이 일을 설명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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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키지 않는 일이긴 했지만 당시 정미정씨의 가정 상황이 경제적으로 궁핍한 상황에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었기 때문에 정미정씨는 이를 받아들이게 되고  다른 몇명의 일행들과 함께 프랑스로 가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결국 세관에서 적발되게 되며 사건이 시작됩니다.

 

원석이 아닌 마약

문제는 그녀가 가지고 있었던 짐가방 속에 들어있던 물건이 금덩어리가 아닌 코카인이었다는 것. 세관 적발 당시 그녀의 가방에서 코카인이 적발되면서 마약소지와 운반 혐의등을 받아 현행범으로 프랑스 경찰에 즉시 구속, 이후 05년 1월에 프랑스령의 마르티니크 교도소로 이감되게 됩니다. 하지만 06년 11월에 최종선고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았고 이미 2년간의 복역하고 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추가 복역기간 없이 선고 직후 석방이 이루어져 11월에 즉시 귀국 조치를 받게 되었습니다.

 

그녀가 귀국한 후 불과 일주일 정도가 지난 11월 말에 추적 60분에서 이 이야기를 다루게 되면서 장미정씨 사건이 세간에 알려지며 꽤 화제를 모았는데 이 당시의 반응들은 주로 대한민국 외무부가 보인 무성의한 대응과 무관심등에 대한 공분이었습니다.

 

물론 장미정씨는 고의이든 아니면 실수이든 어느 나라에서나 대부분 중범죄로 다루어지고 있는 마약관련 범죄를 저지른 상황이었습니다. 또한 그녀 역시 이 사건에 대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범죄 사실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범죄자라고 할지라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어느 정도의 지원이나 보호는 당연히 현지 외교관들이 해야할 업무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언어도 통하지 않는 나라에서 자국민이 의도치 않게 실수로 범죄를 저지르게 되었다고 주장한다면? 당연히 이에 대한 조사와 그에 맞는 조치들을 취해야하는 것이 그들의 업무일텐데, 당시 사건에 대해 취재한 방송에 따르면 현지 외교관들은 이 일에 대해 그리 적극적이지 않았으며 일면 굉장히 나태한 태도로 일관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후에도 이와 비슷한 사건들이 여러건 터지게 되면서 이런 상황이 드문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알려지게 되는데 사전에 계획된 범죄가 아니라도 공항에서 종종 자신의 짐을 맡기는 사례들이 종종 있다는 것이 알려지며 해외여행 주의권고사항으로도 알려지게 됩니다.

 

영화에 대한 비판

사실 영화 <집으로 가는 길>은 이 영화의 제목이 가진 감성 그대로 굉장히 온정적이고 가족애적인 측면에서 이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언론을 통해 이 사건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던 상황에서 이 사건이 가지는 부정적이고 비판적인 측면, 즉, 한국인이 외국에서 저지른 마약범죄라는 점, 경제적인 이유로 이러한 범죄까지 내몰려야 했던 가정주부들의 존재, 사건이 벌어졌을 때 적극적이지 않았던 한국 외교관들의 태도등 비판적 시각들을 담아 만들어 낼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있는 이야기를 단순히 한 가정의 어머니나 아내가 억울하게 누명을 쓴 정도의 사건으로 축소 미화하였다는 점은 영화가 받을 수 있는 충분한 비판 포인트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 영화가 개봉했던 당시의 상황을 떠올려 보면 영화의 홍보 기간에도 대부분의 이슈들은 이 사건이 가진 사회적인 의미가 아니라, 어떻게 해외 감옥의 모습들을 저렇게 잘 표현했는지, 또한 실제 여성죄수들과 함께 촬영했다고 하는데 그게 사실인지등의 영화 촬영에서 벌어졌던 이슈들을 주로 홍보 아이템으로 선정했던 기억이 있는데 이런 이슈 선정 또한 칸의 여왕이라고 불리웠던 전도연 배우의 연기력과 그 연기투혼등을 비추는 정도로만 활용해 아쉬웠던 기억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실제 이 영화는 진짜 교도소에서 촬영이 이루어졌는데 영화 배경인 프랑스가 아닌 도미니크의 교도소였다고 알려져 있으며 영화에 등장하는 여성 죄수들 중 일부는 실제 죄수들이었다고도 합니다.

 

영화자체는 흥행성적이 나쁘지 않았던 작품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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