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군의 셰프' 연산군은 정말 미식가였을까?

'폭군의 셰프'의 연산군은 왜 셰프일까?

역사 판타지 드라마 중에는 타입슬립류의 드라마가 꽤 많습니다.

일부는 완전히 상상을 바탕으로 새로운 배경을 설정하기도 하고 일부는 기존의 배경에 약간의 상상을 더해 이야기를 구성하기도 하는데 '폭군의 셰프'의 경우 후자에 속하는 설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실존인물이기도 한 '폭군의 셰프'의 남자 주인공 연산군은 '미식가'라는 설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과연 실제로도 연산군은 미식가였을까요?

 

음식과 관련한 연산군의 일화는 사실 생각보다 많다.

연산군은 역사상 폭군이라는 이미지가 매우 강한 인물입니다.

때문에 주로 폭력적이고 과격했던 행동, 정치적인 보복등이 주로 부각되고 있지만 그 외에도 이 인물을 둘러싼 여러 이야기들은 매우 매우 많은 편입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이 드라마 '폭군의 셰프'에서 차용하고 있는 '미식가'라는 이미지입니다.

실제로 연산군은 음식과 관련한 일화가 매우 많이 남아있는데 그중 많은 부분이 바로 보양식에 관련한 부분입니다.

이 보양식과 관련한 연산군의 일화는 연산군이 여색을 밝혔다는 이야기와 함께 묶여 상통하는 부분들을 보여주는 일화로도 활용되곤 합니다.

 

영화 '간신'등에도 이런 장면들이 꽤나 자극적으로 연출되는데 이 역시 역사적으로 어느 정도는 기록이 남아 있는 연출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기록에도 남아있던 연산군의 음식에 대한 집착

그렇다면 기록은 어떨까요?

사실 연산군에 대해서는 역사적으로 호의적인 기록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폐위된 왕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던 이이기 때문에 이후 이에 대한 정당성 확보차원에서도 연산군에 대해 호의적인 기록은 많지 않을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

 

그리고 이런 부분들은 여러면에서 그가 사치와 향락에 치우쳐 있었다는 기록으로도 남아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음식에 대한 실제 존재하는 기록들입니다.

 

조선왕조실록, 그리고 연산군 일기

조선시대 왕들의 기록인 조선왕조실록, 그중 연산군일기에는 종종 연산군과 음식에 얽힌 기록들이 남아있어 연산군과 음식에 얽힌 일화들을 어느 정도 알 수 있습니다.

 

보양식 사랑

연산군의 식습관 중 가장 많이 알려진 사실은 바로 연산군의 보양식 사랑입니다

이 부분은 영화에서도 조금 자극적인 형태로 다루고 있는데 실제 이에 대한 기록이 조선왕조실록에 남아있기도 합니다.

 

연산군일기 35권, 연산 5년 10월 7 일계사 
사슴 꼬리와 사슴 혀를 계속 해당 고을에서 바치게 하다

연산군일기 56권, 연산 10년 10월 15일 임신
진공 하는 물건을 사옹원이 판별하게 하여, 나쁜 것은 국문하게 하다.
전교하기를,
무릇 진공(進供)하는 물건은 그 즉시 봉진(封進)하여 부패하지 않도록 하고,
녹미(鹿尾)는 모름지기 꼬리가 있는 것으로 봉진 하도록 하라.

 

가장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음식이 바로 사슴꼬리입니다.

연산군일기의 연산 5년, 연산 10년 등에 이 사슴꼬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지방에서 진상하던 물품 중 사슴의 꼬리와 혀가 있어 이를 계속 진상하게 하고, 특히 사슴꼬리가 제대로 보전된 상태로 진상할 것을 별도로 요청하여 이것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국문까지도 하도록 지시하는 문장이 있기도 합니다.

 

 

연산군일기 43권, 연산 8년 3월 11일 계미
귤과 유감을 진상하도록 하다
제주 목사(濟州牧使) 남궁찬(南宮璨)에게 하서(下書)하기를, 
"귤[柑子]과 유감(乳柑)은 비록 이미 철이 지났지만, 
따서 저장한 것이 있으면 봉하여 올리고, 
나무에 달린 것이 있으면 가지[枝]에 붙어 있는 채로 올리라." 하였다.

연산군일기 56권, 연산 10년 11월 8일 갑오
제주에 금귤 1천 개를 속히 봉하도록 유시하다
전교하기를, 
"제주(濟州)에 유시하여 금귤(金橘) 1천 개를 속히 봉진 하되, 얼어 상하지 않도록 하라." 하였다.

 

그렇다면 기름진 음식이나 보양식만 사랑했을까?

연산군의 미식가적 측면은 그 이외 그가 직접 당시에는 매우 귀한 과일이었던 귤을 진상하라는 기록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그 외, 현재는 청포도로 불리는 수정포도라는 과일을 여름이 오면 즐겨 먹었다는 기록도 있어 귀하고 몸에 좋은 과일이나 음식들을 특별히 선호하고 이를 직접 지시하여 먹었던 것도 확인해 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폭군의 셰프에 등장하는 설정은 꽤 설득력 있는 설정이라 볼 수 있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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