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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다음 소희 모티브가 된 실화, 전주 콜센터 현장실습생 자살사건

by 호시리오 2023. 5.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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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하는 역할 중 하나는 바로 사회의 부조리를 고발하고 해당사건에 대한 관심을 높여내는 일입니다. 오늘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사회문제 중 하나인 현장실습생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다음 소희의 실제 사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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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고3, 19살, 마이스터고 학생의 죽음

2017년 겨울 마이스터고라고 불리우는 특성화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던 여학생이 차가운 저수지에 몸을 던져 시신을 발견하게 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발견 당시 해당 여성의 신원은 입고 있던 옷과 화장 때문에 명확히 구분이 어려워 30대 여 성으로 추정되었지만 이후 해당지역 특성화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여학생이라는 것이 밝혀지게 됩니다. 해당 시신의 신원과 사인이 밝혀지면서 사건 자체는 자살로 수사종결이 이루어졌지만, 이후 이 사건에 대한 여러 가지 의견과 의문들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해당사건과 함께 유사하게 벌어졌던 관련사건들이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르게 됩니다. 바로 특성화 고등학교가 진행하고 있는 취업 연계형 현장실습의 문제점들이 부각되기 시작했습니다.

 

2. 마이스터고등학교

마이스터고등학교는 초, 중등교육법 시행령 제90조 제1항 제 10호의 '산업수요 맞춤형 고등학교'로 구분되는 학교입니다. 2010년부터 21개 학교로 개교 후 운영된 마이스터교는 특수목적고등학교로 분류되어 다양한 특혜를 주는데 학생들의 수업료와 입학금, 학교운영지원비등을 별도로 내지 않아도 되는 경제적인 장점 때문에 고교 졸업 이후 취업을 목적으로 하는 학생들에게는 등장직후부터 매우 주목을 받았던 학교들이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이런 학교들이 모두 취업과 관련한 결과를 매년 발표하고 있고 이에 따라 학교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는 점입니다. 당초 학교 개설의 목적과는 다르게 단순 취업률만을 성과로 발표하게 되면서 부작용이 발생하기 시작, 학생의 전공과 관련없는 업무를 진행하는 산업현장에 학생들을 투입하고, 해당업무에 적응하지 못하고 돌아온 학생들에게 징계성 활동을 하게 하기도 하면서 재학생들에게 심리적 압박으로 작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다음 소희가 모티브로 삼은 전주 콜센터 현장 실습생 자살사건의 경우 역시 이런 경우에 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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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부당한 노동을 강요하는 사회

전주 콜센터 현장실습생 자살사건의 사망자인 여학생은 특성화고 재학시절 전공은 애견관리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현장실습으로 배치된 곳은 전공이나 개인의 관심사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한 이동통신회사의 콜센터였습니다. 그것도 해지방어업무를 하는 콜센터로 해당업무는 수년간 콜센터에서 일을 해온 성인들도 감당하기 어려운 정신적 스트레스가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해당업무에 투입된 여학생은 초반에는 곧잘 업무를 잘 수행했지만 불과 4개월 만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기 시작했고 주변의 가족과 친구들에게도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일들이 꽤 있었다고 합니다. 업무 스트레스뿐 아니라 업무에 따른 보수도 제대로 지급되지 않았습니다. 당초 계약대로라면 160만 원을 웃도는 월급을 받아야 했지만 그녀가 실제로 지급받은 것은 그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으며 계약된 근무시간 이외에 초과근무까지 해야 했습니다. 부당한 업무에 시달리던 19살의 여고생은 현장실습에 투입된 지 5개월 차에 우울감과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저수지에서 발견되고 맙니다.

 

4. 영화 다음 소희

영화 다음 소희는 꿈많은 여고생이던 소희가 취업현장에 뛰어들게 되면서 겪었던 일련의 사건들과 압박들을 통해 그녀의 상황을 비교적 객관적으로 보여준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좋은 평을 받으며 여러 상들을 수상하는 성과도 거두고 있는 작품. 하지만 그 무엇보다 이 작품이 가지는 의미는 우리가 잊고 지냈거나 혹은 알지 못했던 문제에 대한 이슈를 만들어주고 다시 한번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는 점. 현재 해당 영화의 개봉 후 여러 사회적인 논쟁이 주제로 특성화고등학교의 현장실습 문제가 거론되고 있으며 국회상임위원외에서 표류 중이던 직업교육훈련 촉진법, 이른바 '다음 소희 방지법'이 3월 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는 등 영화가 원했던 결말과 결론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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